"실수하면 어쩌지?"... 남초 직장 여성이 더 위축되는 진짜 이유
남초 직장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큰 심리적 부담감과 위축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정경대학교(lse) 심리·행동과학과 연구팀은 금융 서비스 분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실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결과는 직장의 성비 구성이 직원들의 심리적 안전과 성장 환경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영국의 금융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직 성인 1,4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들은 직장에서 중간 정도의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가상의 실수를 가정하고, 이에 대해 회사의 처벌을 예상하는지, 실수를 솔직히 말하기 편안한지, 그리고 실수를 배움의 기회로 여길 수 있는지 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전체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실수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더 불편해했고, 실수를 성장의 계기로 활용하는 비율도 낮았다. 특히 이러한 성별 간 격차는 남성이 75% 이상을 차지하는 심한 남초 환경에서 더욱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초 팀에 소속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실수를 털어놓는 것을 현저히 불편해했으며, 실수를 통해 배운다는 인식을 갖기 어려워했다. 반면 남성의 인식은 직장의 성비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반면 공식적인 징계나 감봉 같은 실질적 처벌에 대해서는 남녀 간의 기대치가 비슷해, 제도적 불이익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문화적 분위기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여성이 실수를 더 두려워하는 이유가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소수자로 일하는 남초 조직 특유의 경직된 분위기와 낮은 심리적 안전감 때문임을 시사한다. 조직 내에서 실수를 감싸 안는 문화가 부족할 경우 구성원의 학습과 성장 또한 저해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그레이스 로던(grace lordan) 교수는 "조직 내에서 실수가 어떻게 다루어지는지는 직원 개인의 심리적 안녕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s it ok to make mistakes at work, perceptions of differential treatment of mistakes by men and women in the workplace: 직장에서 실수해도 괜찮을까, 직장 내 남녀 실수에 대한 인식과 대우의 차이)는 2026년 10월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조직심리학(frontiers in organizational psych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