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골라?제거한다"...?항암제?안?듣는?간암?치료?가능성?확인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전이성 간암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새로운 항암 물질이 개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박기청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임진홍 교수, 분당차병원 최경화 교수, 테라퓨틱스엔엠씨(therapeutics nmc) 공동 연구팀은 'pps03'이라는 물질이 내성 간암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암세포를 파괴한다는 사실을 환자 유래 세포 모델과 동물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치료가 어려운 전이성 간암에서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암세포가 영양분을 흡수하는 특유의 통로다. 암세포는 영양이 부족한 종양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주변 물질을 대량으로 끌어들이는 이 통로를 항상 열어두지만, 정상 세포에서는 이 통로가 거의 닫혀 있다. pps03은 이 차이를 이용해 설계된 나노 크기의 복합 물질로, 암세포의 열린 통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간 뒤 세포 안에서 해로운 활성산소를 과도하게 만들어 암세포를 파괴한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 스스로 pps03을 빨아들여 자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pps03은 시스플라틴(대표적인 간암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전이성 간암 세포 3종 모두에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였다. 반면 시스플라틴은 내성 세포에 효과가 없었다. 특히 정상 간세포에는 거의 독성을 보이지 않아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별해 공격하는 선택성이 확인됐다. 동물 실험에서도 pps03은 유의미한 종양 퇴행을 유도했고 간 손상이나 심장 독성도 없었다. 또한 암 재발과 전이의 씨앗이 되는 '암 줄기세포' 특성도 pps03 투여 후 감소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암세포가 가진 고유한 취약점을 이용해,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내성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전략을 처음으로 검증했다는 점이다. 특히 실제 환자에게서 분리한 내성 세포로 실험했다는 점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확한 작용 기전 규명과 인체 임상 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진홍 교수는 "pps03은 약물 내성 전이성 간암 세포에서 정상 간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물질"이라며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유망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pps03 triggers cancer-selective necroptosis in hepatocellular carcinoma via macropinocytosis-dependent ros overload: pps03은 대량음세포작용 의존적 활성산소 과부하를 통해 간세포암에서 암 선택적 괴사를 유도한다)는 2026년 5월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if 12.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