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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지킬 수 없는 병상, 'AI 옴니케어'로 지킨다... 세브란스 김광준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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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없는 시간에도

ai의 도움으로 환자의 미묘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아이트릭스 대표)는 임상 현장에서 24시간 환자를 지켜볼 수 없다는 한계를 마주하며 입원 환자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ai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가 이끄는 에이아이트릭스의 생체신호 분석 소프트웨어 'aitrics-vc(바이탈케어)'는 현재 국내 약 188개 병원(26년 5월 기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식약처 인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를 거쳐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결측치가 많은 의료 데이터를 정제하는 데만 3년이 걸렸고, 병원마다 다른 민감도·특이도 기준을 두고 식약처를 설득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제43차 종합학술대회 강연에서 그는 의료 ai가 인허가부터 수가 등재까지 거쳐야 하는 험난한 여정을 소개했다. 강연 직후 그를 만나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와 향후 의료 ai가 그려갈 미래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 강연에서 소개해 주신, 생체신호 분석 소프트웨어가 국내 약 190개 병원, 수만 개 병상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현장에 도입됐을 때 실제 반응과 기대하셨던 것에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처음 만들 때는 병원 내 신속대응팀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는데, 사용하다 보니 신속대응팀이 아닌 일반 병동 간호사분들이 더 많이 쓰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신속대응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 병동에 있는 간호사분들이 보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모델을 많이 바꿔야 했습니다. 그게 제일 컸고, 제가 가장 놀랐던 사실이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개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원래 rrt(신속대응팀)는 전용 공간이 있어서, 그 공간에서만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병동 간호사분들도 사용하게 되면서, 병동마다 별도의 대시보드를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두 그룹이 원하는 것도 서로 달랐습니다. rrt는 "내가 지금 가야 할 환자가 누구인지"를 빨리 알고 싶어 합니다. 반면 병동 간호사는 "내 환자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필요한 정보가 다르다 보니, 화면 구성과 인터페이스도 완전히 다시 설계해야 했습니다.

상급 병원과 중소 병원에서 원하는 니즈도 다를 것 같습니다.
네, 다릅니다. 의료진과 리소스가 많은 상급 병원은 사고가 나면 절대 안 됩니다. 환자가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알람이 자주 울리더라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리소스가 적은 작은 병원은 정말 문제가 있을 때만 알람이 울리기를 원합니다. 이것은 결국 민감도와 특이도의 문제입니다.

병원마다 원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는 스코어 세팅을 병동별로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는 하나의 고정된 기준을 요구했습니다. 병원 환경이 저마다 다른데 이를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해 계속 설득했고, 그 과정에서 인허가에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생체신호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구체적인 사례가 있으신가요?
제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 환자입니다. 그런데 저도 사람이기 때문에 24시간 내내 환자 곁에 있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는 다른 의료진이나 간호사분들이 환자를 살펴주시는데, 그분들은 저만큼 그 환자를 오래 지켜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상태의 미묘한 변화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없는 시간에도 환자를 살피는 의료진이 ai의 도움으로 미묘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직접 보는 수준에는 못 미치더라도, 지금보다는 진료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가장 힘드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데이터를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려면 정제된 데이터가 필요한데, 의료 데이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오류 유형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는 수기 입력 과정에서 생기는 단순 오타입니다. 체온을 예로 들면, 36.7도를 입력해야 하는데 실수로 367로 입력되거나, 36.9를 눌러야 하는데 36.0으로 잘못 입력되는 식입니다.

둘째는 숫자만 들어가야 하는 항목에 텍스트가 섞이는 경우입니다. 간호사분이 친절하게 "36.7도 땀을 흘림"처럼 증상 설명까지 함께 적어놓으면, 이 데이터는 오류로 분리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런 오류를 하나하나 걸러내고 바로잡는 과정을 데이터 정제 작업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정제는 지금도 여전히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도 계속해서, 어떻게 보면 꾸준히 진행해야 하는 작업 중 하나인 거군요?
그렇습니다. 데이터 정제 작업을 3년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소중한 데이터를 살리면서도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데이터를 정확하게 다듬는 방법이었습니다. 데이터가 편향되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데이터를 임의로 조작하고 싶은 유혹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결괏값 자체를 완전히 왜곡시킵니다.

그래서 데이터의 균질성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초기에는 이 작업이 특히 힘들었습니다. 의료 지식이 없는 개발자분들이 의료 데이터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고, 이 과정을 2~3년간 거의 매일 확인해야 했으니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개발에 성공하셨고, 미국 fda 승인에 이어 베트남이나 홍콩, 인도에도 인증을 이어가고 계신데, 국내 상용화와 해외 진출 중 어떤 것을 먼저 이루고 싶으신가요?
무조건 국내가 최우선입니다. 시장 규모를 떠나서, 제가 국내 환자들에게 먼저 적용해 보고 스스로 믿고 쓸 수 없다면 해외에도 팔 수 없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사실 2024년에 미국 진출을 계획했다가 생각을 바꿨습니다.

당시 저희 제품이 국내에서 아직 입증해야 할 부분이 많았고, 미국 진출을 제대로 하려면 제가 직접 가야 하는데 국내에서 처리할 일이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내 임상 근거와 사용자 편의성을 먼저 충분히 쌓기로 하고 미국 진출을 미뤘습니다. 내년쯤에는 미국 관련 사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교수를 겸직하시면서 에이아이트릭스를 만드셨는데, 두 가지 일을 병행하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점은 무엇일까요?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입니다. 진료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미팅이 뒤로 밀리는 일이 잦은데, 그럴 때마다 제가 늘 죄송합니다. 지금도 한계에 봉착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을 자주 합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환자를 직접 진료해야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보는 일은 제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자 감사해야 할 일이며, 이러한 경험이 있어야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저는 기술을 먼저 개발한 뒤 판매처를 찾는 방식보다, 고객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찾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후 국내 병원에서 ai 활용이 어느 정도로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기술적으로는 ai가 의사의 판단을 상당 부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의료라는 분야는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는 만큼, 병원과 의료진이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ai를 수용해 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향후 2~4년 사이에는 ai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기존 진료 방식 사이에 자연스러운 조정 과정, 즉 일종의 '성장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부정적인 갈등이라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이 의료 현장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게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조정 과정을 거쳐 ai가 의료 현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까지는 대략 10년 정도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 과정에서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등장할 'ai 네이티브' 세대의 의사들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처음부터 ai와 함께 훈련받는 만큼, 스스로 판단하는 경험을 쌓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어 ai 의존도가 높아지는 현상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ai 활용 역량에 따른 의료진 간 격차입니다. ai를 적극 활용하는 의료진과 그렇지 않은 의료진 사이에 수준 차이가 벌어지다가, 결국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ai가 인간 의료진을 앞서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그때부터는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의료진 간 격차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논의가 필요한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의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의학은 과학이지만, 그 뿌리는 종교인들의 경험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근거가 쌓이며 지식 중심의 전문 분야로 발전했고, 이제 그 지식 제공자 역할은 ai가 대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제 그 지식 제공자로서의 역할은 ai가 대체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의사의 역할은 오히려 정서적 교감과 위로처럼 처음 의학이 가졌던 인간적·종교적 역할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에게 에이아이트릭스란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꿈꾸는 것은 '옴니케어'입니다. 제가 잘 보고 싶은 것은 질환이 아니라 환자, 그 사람 자체입니다. 특히 노인 환자는 질환뿐 아니라 가족 환경, 심리 상태까지 포괄적으로 봐야 하고, 입퇴원을 반복하는 만큼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진료를 하려면 여러 분야의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그런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10년 동안 제 밑에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사람 대신 기술로 이 문제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엑셀 자동화로 시작했던 것이 결국 ai 트랜스포메이션(ax)으로, 그리고 이를 실현할 인력에게 보상하기 위한 창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에이아이트릭스는 사람으로 다 채울 수 없었던 옴니케어를 ai의 힘으로 실현하기 위한 회사입니다. 연속적(continuous)이고, 연결되어 있으며(connected), 환자를 포괄적으로(comprehensive) 진료한다는 제 이상을, 개인 연구자로서는 할 수 없었지만 에이아이트릭스를 통해서는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광준 교수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임상부교수이자 의료 ai 기업 에이아이트릭스(aitrics) 대표. 노인 대사성질환을 진료하며,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고 의사의 판단을 확장하기 위해 2016년 에이아이트릭스를 창업했다.

그가 개발한 생체신호 분석 소프트웨어 'aitrics-vc(바이탈케어)'는 현재 국내 약 188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해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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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는 7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6년 제43차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의사의 전문성으로 여는 지속가능한 미래의료: 인공지능(ai)과 초고령화 시대를 재설계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7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회원 간 학술 교류와 소통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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