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로 지운 기미·잡티, 관리 소홀하면 다시 짙어져... 회복기 '항산화 관리'가 관건
기미, 잡티 등 색소 병변을 개선하기 위해 레이저 시술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시술 직후 맑아진 피부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칙칙해지거나 색소침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염증 후 색소침착(pih)'이다. 특히 멜라닌 반응이 민감한 동양인 피부에서는 비교적 흔하게 나타날 수 있어, 시술 자체만큼이나 회복기 관리가 중요하다.
pih는 레이저로 인한 미세 손상 이후 발생하는 활성산소와 염증 반응이 멜라닌세포를 자극하면서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레이저 치료 후 색소침착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최근 국제학술지 '미용피부과학저널(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에는 이에 대한 단서를 제시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피코초 레이저 시술을 받은 국내 성인 2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시술 후 항산화 관리를 병행한 그룹은 색소침착 관련 지표가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피부과 전문의 김지희 교수(용인세브란스병원)에게 레이저 치료 후 색소침착과 항산화 관리에 대해 들어봤다.
색소 치료를 위해 레이저 시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시술 자체만큼이나 이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레이저 치료는 피부에 미세 손상을 주어 재생을 유도하는 시술입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동반되기 때문에, 치료 결과는 레이저 자체의 효과뿐 아니라 회복 과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동양인 피부는 회복기 관리가 부족하면 염증 후 색소침착(pih)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래서 시술 후 관리는 치료 결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피부가 건강하게 회복되도록 돕는 과정이자, 치료 결과의 일부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레이저 치료 후 염증 반응이나, 산화 스트레스가 나타날 수 있는데요. 색소침착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레이저 직후에는 활성산소(ros)가 증가하면서 염증 반응이 함께 일어납니다. 이때 염증 과정에서 나오는 신호 물질이 멜라닌세포를 자극해 멜라닌 생성을 늘릴 수 있습니다. 즉 시술 후 색소침착이 생기는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먼저 작용하고, 회복 과정에서 이 두 가지를 조절하는 것이 예방의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색소침착이 나타나는 정도는 개인의 피부 상태와 시술 강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레이저 시술 이후 'pih'를 예방 및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피부 장벽을 빠르게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철저한 자외선 차단으로 추가적인 색소침착을 막고, 염증 조절을 위한 항산화제 사용이 피부 장벽 기능 개선과 레이저 시술 후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색소침착이 잘 생기는 피부라면 이러한 관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번 '미용피부과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색소 개선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hemi-masi'와 '멜라닌 지수'라는 두 가지 지표를 사용했습니다. 각각 무엇을 평가하는 지표인가요?
hemi-masi는 색소 병변의 면적과 진한 정도를 의사가 점수화하는 임상 지표로, 눈에 보이는 색소 병변의 중증도를 반영합니다. 멜라닌 지수는 기기를 통해 멜라닌의 정도를 정량화한 객관적 지표입니다. 하나는 임상적 평가, 다른 하나는 정량 측정이라는 차이가 있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색소 개선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연구 결과, 항산화 세럼을 사용한 관리군에서 hemi-masi와 멜라닌 지수가 함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 하시나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레이저 시술 후 항산화 세럼을 사용한 관리군이 8주 후 hemi-masi가 20.3%, 멜라닌 지수가 15.3% 감소했습니다. 의미 있는 부분은 두 지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평가 방식이 전혀 다른 두 지표에서 일관되게 개선이 확인됐다는 건 그만큼 결과의 신뢰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항산화 세럼을 사용한 지 2주 만에 이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 8주까지 꾸준히 이어졌는데, 이는 항산화 관리가 색소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 피부는 레이저 치료 후 색소침착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러한 피부 특성에서 항산화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양인 피부는 멜라닌과 관련된 색소 반응이 상대적으로 쉽게 나타날 수 있어, 같은 염증과 자외선에도 색소침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항산화 관리는 그 색소침착보다 먼저 작용하는 원인인 활성산소에 대응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색소침착이 잘 생기는 피부일수록 예방적 가치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도 fitzpatrick iii-iv 피부표현형을 보이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항산화 관리를 병행했을 때 색소 지표가 개선되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fitzpatrick 피부표현형은 자외선에 대한 반응성을 기준으로 피부를 6단계로 나눈 척도로, 이번 연구 대상자 대다수는 색소 반응이 비교적 쉽게 일어나는 유형(iii~iv형)에 해당함)
레이저 치료를 받는 환자는 항산화 관리를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치료 전과 후,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치료 전과 후 언제 시작하든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치료 전 관리는 피부의 방어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치료 직후 관리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치료 전부터 피부 상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치료 후에는 회복 과정에 맞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레이저 후 항산화 관리를 위한 제품 선택 시, 어떤 점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성분의 안정성과 자극 여부입니다. 비타민 c는 쉽게 산화가 되므로 안정화된 제형인지가 중요하고, 서로 다른 항산화 성분이 각 성분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상승효과를 내도록 배합된 제품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또 시술 후 예민한 피부에서 자극 없이 쓸 수 있는지, 임상적으로 검증된 제형인지를 살피며, 광고 문구보다 성분과 근거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연구 결과를 종합했을 때 색소 레이저 후 항산화 관리가 환자의 색소 개선에 갖는 임상적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번 연구에서는 임상 지표와 객관 지표가 함께 감소하며 일관된 개선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는 레이저 치료에 항산화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색소 개선에 보조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결과인 만큼, 이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장기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로서는 특히 색소침착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레이저 치료 후 항산화 관리를 병행하는 것을 하나의 합리적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