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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재유행, 감염 시 열에 아홉 사망"...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부른 감염병 주의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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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7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집단 발병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재까지 콩고에서 확인된 에볼라 확진자만 약 5,5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볼라 출혈열은 사람과 유인원이 감염되면 전신 출혈을 동반하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치사율이 매우 높은 급성 열성 전염병이다. 1976년 처음 발견돼 여전히 세계를 긴장시키는 이 바이러스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왜 이토록 위험한 것일까. 에볼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과 완치 후 주의사항까지 감염내과 장의진 교수(서울아산병원)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전신 출혈 부르는 에볼라... 이번 유행 부른 '분디부교 바이러스'는?
에볼라 출혈열은 감염되면 전신에 출혈이 나타나고 치사율이 대략 50%에 이르는 위험한 질환이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자이르 지방의 에볼라 강 유역에서 갑작스러운 고열 후 코나 위장관에 심한 출혈을 일으키며 사망하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바이러스의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치명률이 높고 집단 발생 위험이 크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법정감염병 중 제1급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에볼라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필로바이러스과(filoviridae) 에볼라바이러스속(ebolavirus)에 속하며, 기다란 실처럼 생긴 것이 특징이다. 이 속에는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수단 바이러스, 분디부교 바이러스 등 여러 종이 밝혀져 있다. 장의진 교수는 "이 가운데 치명률이 90% 정도로 가장 높고 대규모 유행을 가장 많이 일으킨 종은 에볼라 바이러스이며, 수단 바이러스 역시 50%가량의 치명률을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상사태를 부른 종은 분디부교 바이러스로, 2007년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고 치명률은 30~40% 정도로 다른 종보다는 낮은 편이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그동안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유행해 왔다.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침, 땀, 눈물, 대변, 소변, 정액 등 분비물에 직접 접촉하거나, 이런 분비물에 오염된 기구를 만지는 간접 접촉으로도 전파된다. 이렇게 옮겨진 바이러스는 눈, 코, 입 같은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를 통해 몸속으로 유입된다.

고열로 시작해 출혈로... 잠복기 최대 3주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약 2~21일이다. 초기 1~3일째에는 독감과 비슷하게 고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 관절통과 함께 심한 피로가 나타난다. 4~10일째로 접어들면 심한 물설사와 구토, 복통이 동반되고, 몸통에 구진 같은 피부 발진이 생기면서 피부 껍질이 벗겨지기도 한다.

가장 위험한 증상인 출혈은 전체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나며, 주로 위장관과 잇몸, 코 등에서 발생한다. 다행히 회복되는 환자의 경우 발병 10~14일째부터 몸 속 바이러스가 줄면서 열이 내리고 증상이 나아진다. 진단은 환자의 혈액이나 혈변, 소변, 조직 등에서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real-time pcr) 기법으로 바이러스를 검출해 확인한다.

fda 승인 치료제·백신 나왔지만... '이번 유행 바이러스'엔 효과 미지수
오랫동안 에볼라에는 마땅한 치료제나 백신이 없었지만, 최근 몇 가지 치료제와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이방가(ebanga)는 바이러스가 세포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막는 단일클론항체로, 임상시험에서 사망률을 15%가량 낮췄다. 세 가지 단일클론항체를 섞은 인마제브(inmazeb)는 사망률을 17%가량 낮췄으며, 얼베보(erbevo)는 최근 승인받은 에볼라 백신이다.

다만 여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의진 교수는 "이방가, 인마제브, 얼베보는 모두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종을 겨냥한 것으로, 그 외 다른 종에 대한 효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유행의 원인인 분디부교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현장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백신을 실제로 투여해보며 대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자를 격리해 혈액과 분비물 접촉을 통한 전파를 막는 것이 치료에서 가장 중요하다. 중증인 경우에는 신장 기능을 유지하고 소실된 혈액과 체액, 혈액 응고 인자를 보충해 산소 농도와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주목할 점은 같은 바이러스라도 치료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중환자 치료나 격리 시설,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치명률이 더 높게 보고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시설이 잘 갖춰진 지역에서는 치명률이 20~30% 미만으로 보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관건인 셈이다.

완치 후에도 방심 금물... 정액에선 최대 1년까지 검출
에볼라는 회복된 뒤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증상이 나타난 뒤 61일까지 혈액과 여러 분비물에서 검출되며, 이 시기까지는 환자의 혈액이나 분비물 접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

특히 정액에서는 오랜 기간 바이러스가 남는다. 장의진 교수는 "정액에서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검출될 수 있어, 완치 후에도 최소 1년간은 콘돔을 사용하거나 정액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 주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유나 양수, 태반에서도 바이러스가 수개월 이상 남아 있을 수 있어, 수유 중이거나 임신 중인 여성은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

해외 유행지역 방문은 지양... 감염 예방 수칙은?
국내에서도 방역 당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남수단에 이어 에티오피아, 르완다를 더해 중점검역관리지역을 총 5개국으로 확대했다. 해당 지역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입국자는 검역관에게 큐코드(q-code) 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건강 상태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유행지역을 방문할 때는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누로 손을 씻거나 알코올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감염됐거나 감염 의심 환자는 물론 사체와의 직·간접 접촉을 피하고, 의심 증상으로 사망한 사람의 장례식 방문도 삼가야 한다. 박쥐, 원숭이, 침팬지 같은 야생동물과 그 사체를 만지거나 생고기를 먹는 일도 금물이며, 현지에서의 성 접촉도 자제해야 한다.

귀국 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잠복기인 21일 이내에 발열, 복통, 근육통, 두통, 구토, 설사, 원인을 알 수 없는 멍이나 출혈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의원을 곧바로 찾기보다 먼저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해 안내에 따라야 한다. 조기 신고와 적절한 격리·치료가 본인은 물론 지역사회로의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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