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 체력 매년 조금씩 높였더니... "심혈관질환 위험 15%, 사망 위험 34% 낮아"
심폐 체력이 매년 조금씩만 향상돼도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핀란드 공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40~73세 성인 1만 1,530명을 대상으로 약 4년 간격으로 두 차례 심폐 체력을 측정하고, 이후 평균 14년간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 여부를 추적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의 체력 수준뿐 아니라 시간에 따라 체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추이 자체가 심장 건강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폐 체력이란 운동할 때 심장과 폐가 근육에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급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쉽게 말해 계단을 오르거나 빠르게 걸을 때 얼마나 숨이 차는지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실내 자전거 검사 장비로 참가자들의 심폐 체력을 두 차례 측정한 뒤, 그 변화량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 발생 및 사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심폐 체력이 연간 1단위씩 향상될 때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15%, 심혈관 사망 위험은 34% 낮아졌다. 반대로 같은 폭으로 체력이 떨어질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은 33% 높아졌다. 이 연관성은 운동량, 체중 변화, 유전적 심혈관 위험 등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
주목할 점은 체력과 심혈관 위험의 관계에 특별한 기준선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돼야 효과가 있다'는 임계점이 없이, 체력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그만큼 위험이 줄고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위험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극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리지 않아도, 매년 조금씩 체력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것만으로 심장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주 150분 중강도 유산소 운동, 예를 들어 빠르게 걷기나 자전거 타기 정도로도 이 수준의 체력 향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스페인 나바라 공립대학교 보건과학부 루벤 로페스-부에노(rubén lópez-bueno) 박사는 "심폐 체력은 한 번만 측정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꾸준히 추적해야 하는 심혈관 건강 지표"라며 "체력이 떨어지고 있는 사람을 조기에 발견해 맞춤형 운동 처방으로 개입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longitudinal changes of cardiorespiratory fitness are associated with cardiovascular disease and mortality: evidence from the uk biobank: 심폐체력의 종단적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의 연관성: 영국 바이오뱅크 근거)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