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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결과 정상인데 심근경색?... 유전성 콜레스테롤인 '이것'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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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라는 결과지를 받으면 대부분 이제 안심해도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ldl 콜레스테롤까지 모두 정상 판정을 받고도 갑작스레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하루 평균 약 400건씩 발생하는데, 이 중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정상 범위이거나 약으로 잘 조절되고 있던 경우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일반적인 콜레스테롤 검사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아 놓치기 쉬운 숨은 혈관 위험인자, 리포단백질(a), 이른바 lp(a)가 이 '잔여 위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렇다면 lp(a)는 왜 위험하며,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진호 원장(안양웰니스의원)과 알아본다.

혈관 속 콜레스테롤이 혈관을 막는 기전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우리 몸의 혈관을 수도관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ldl 콜레스테롤의 혈관 내 농도가 높아지면 혈관 벽 사이로 파고들어 플라크라는 기름 덩어리를 만듭니다. 이 플라크는 천천히 커지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터질 수 있는데, 그러면 우리 몸이 혈전을 만들어 그 자리를 메우려 합니다.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심장 혈관을 막으면 급성 심근경색,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됩니다. 그래서 혈관 질환은 단순히 기름이 끼는 정도가 아니라 갑자기 터지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만 정상으로 관리하면 심혈관 질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가장 큰 오해입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ldl 콜레스테롤이 다 정상인데도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이 오시는 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잔여 위험이라고 부르는데, ldl이라는 큰 위험인자를 잡았는데도 여전히 남아 있는 위험이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하루 평균 약 400건 발생하는데, 이 중에는 ldl이 정상이거나 잘 조절되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ldl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잔여 위험이 있는지 꼭 살펴봐야 합니다.

식단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약도 먹는데 혈관 질환이 생기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환자분들이 콜레스테롤 약을 잘 드시고 ldl도 잘 맞추고 운동과 식사 관리도 잘하시는데 갑자기 협심증이 와서 응급실에 다녀오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답을 찾는 과정에서 밝혀진 숨은 위험인자가 바로 리포단백질(a), lp(a)입니다. ldl 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지만, 사실은 ldl만큼 위험한 대상인데, 따로 검사하지 않으면 평생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동안은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일반적인 검사는 아니었지만, 최근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면서 활발하게 검사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lp(a), 정확하게 어떤 물질인가요?
ldl 콜레스테롤이 동그란 공 모양의 입자라면, lp(a)는 여기에 아포지단백(a)이라는 작은 단백질 꼬리 하나가 더 붙은 형태입니다. ldl의 사촌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이 꼬리 하나가 굉장히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이 꼬리 때문에 혈관 벽에 더 잘 달라붙고 더 끈적거리며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lp(a)가 일반적인 나쁜 콜레스테롤, ldl보다 더 위험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꼬리 때문에 혈관 벽에 더 강하게 들러붙습니다. 둘째, 산화된 지방 성분이 같이 실려 있어 혈관 벽에 붙으면 염증을 일으켜 플라크가 더 빨리 자라고 잘 터지게 만듭니다. 셋째, 가장 무서운 부분인데 혈전을 더 만듭니다.

lp(a)의 꼬리가 혈전을 녹이는 단백질과 모양이 비슷해 진짜 혈전 분해 효소가 일을 못하게 방해하기 때문에, 한 번 혈전이 생기면 잘 안 풀립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께 lp(a)는 혈관 속에 끈적끈적한 악당이라고 설명합니다. 더 잘 붙고 불도 지르고, 구급차도 못 들어오게 막는 거죠.

앞서 말씀하신 노력들이 실제로 lp(a) 수치 조절에도 도움이 될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안타깝게도 거의 떨어지지 않습니다. ldl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ldl은 식사와 운동으로 10~20% 정도 떨어뜨릴 수 있지만 lp(a)는 유전자가 결정하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운동이나 식사 조절로 약 복용을 늦춰도 되냐고 물어보셔도, lp(a) 자체는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미리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lp(a) 수치가 높으신 분들은 젊었을 때부터 혈관 손상이 누적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lp(a)는 태어날 때부터 높았던 것이기 때문에, 20~40대에 증상 없이 검진도 잘 받았어도 혈관 안에서는 매년 손상이 쌓이고 있었던 겁니다. 저는 이걸 복리처럼 쌓이는 손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래서 40대에 처음 검진을 받았는데 이미 동맥경화가 생기신 분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lp(a)가 높은 경우가 많고 일반인보다 10~15년 일찍 심혈관 질환이 옵니다. 50대인데 혈관 건강은 70대이신 거죠.

일반적인 건강검진에서도 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나요?
안타깝게도 국가건강검진에는 lp(a)가 포함되지 않습니다. 건강검진에서는 총콜레스테롤, ldl, hdl, 중성지방 이렇게 4가지만 보기 때문에 lp(a)는 따로 신청하거나 앞서 말씀드린 경우에 해당되면 추가로 검사합니다. 검사는 채혈로 진행되고, ldl까지 같이 보려면 8시간 이상 금식하고 오시는 것을 권합니다.

lp(a) 수치 검사는 어떤 분께 권장되나요?
기준상으로는 모든 성인이 평생에 한 번 받으시기를 권합니다. 특히 첫째,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중 남성 55세 이전, 여성 65세 이전에 심근경색·뇌경색이 온 가족력이 있는 분, 둘째, 본인이 이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경색을 진단받으신 분, 셋째, 콜레스테롤 약을 충분히 드셨는데도 ldl이 잘 안 떨어지거나 동맥경화가 계속 진행하는 분은 꼭 받아보셔야 합니다. 한 번만 검사해 두면 평생 거의 바뀌지 않는 수치이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적정 검사 주기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대부분 성인은 한 번만 측정하면 평생 위험도 평가에 충분합니다. 콜레스테롤이나 혈당은 1년에 한 번씩 검사하지만, lp(a)는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어 20대에 측정한 수치가 70대까지 그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콩팥 질환이나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염증이 심하거나 치료 컨디션에 큰 변화가 있을 때는 재검사를 해볼 수도 있습니다.

검사 결과 lp(a)가 높게 나왔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현재로서는 세 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첫째, lp(a)는 직접 낮출 수 없지만 ldl 콜레스테롤은 약으로 잘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목표치를 더 엄격하게 잡습니다. 보통 70 아래, 심한 경우는 55 아래까지 낮춥니다. 둘째, 혈압, 혈당, 비만, 흡연 등 다른 위험인자를 더 적극적으로 관리합니다. 셋째, 경동맥 초음파나 관상동맥 칼슘 점수 같은 영상 검사로 실제 혈관 상태를 확인해 그에 맞춰 고강도로 조절합니다.

최근에는 lp(a)를 낮추는 rna 기반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고 80~90% 이상 감소 효과를 보여 기대가 큰데, 다만 실제로 심뇌혈관 질환 발생이 줄어드는지는 아직 임상 결과와 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단계입니다.

스타틴같은 고지혈증 약을 먹으면 오히려 lp(a) 수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실제로 스타틴을 복용하면 lp(a)가 5~10% 정도 약간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안 먹는 게 낫지 않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결론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스타틴이 ldl을 30~50% 떨어뜨리는 효과가 lp(a)가 살짝 올라가는 위험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심혈관 위험은 분명히 줄어든다는 게 대규모 연구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스타틴이 100을 줄여주는데 그중 5가 늘어나는 정도로, 결과적으로는 95%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lp(a)가 높다고 스타틴을 끊으시면 안 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드셔야 합니다.

생활습관 관리는 높은 lp(a)를 가진 혈관이 추가적인 손상을 덜 받도록 전체적인 혈관 환경을 관리한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까요?
정확한 이해입니다. 운동이나 식사로 lp(a) 수치 자체를 떨어뜨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비가 오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비가 와도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을 수는 있는 것처럼, lp(a)가 높아도 혈압·혈당이 정상이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 혈관이 그 공격을 견딜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같은 lp(a) 수치라도 다른 위험인자에 따라 진행 정도는 천차만별입니다. lp(a) 자체를 낮추기는 어렵지만 lp(a)가 만들 손상은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가족력을 갖고 있거나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환자분들 중 아버지가 50대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는데 저도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불안해하셨던 분도 계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유전은 못 바꾸지만 결과는 바꿀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가족력이 있다는 것은 출발선이 남들보다 조금 뒤에 있다는 뜻일 뿐, 그걸 알고 미리 대비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과 더불어 lp(a) 검사를 한번 해보시고, 결과가 높게 나오면 거기에 맞춰 관리하고 낮게 나오면 불안감에서 벗어나시면 됩니다. 막연한 두려움 속에서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병원에서 상담 및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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