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흰자에 누런 기"... '이런 증상' 나타나면 응급실 찾아야
눈 흰자(공막)가 노랗게 보이는 것을 전문가들은 황달(jaundice)이라고 부른다. 황달은 낡은 적혈구가 분해될 때 생기는 노란 색소인 빌리루빈이 피에 쌓이면 나타난다. 건강 의료 매체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이러한 색 변화가 피부보다 눈에서 먼저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정상 빌리루빈은 1.3mg/dl 이하다. 흰자는 3mg/dl쯤부터 노랗게 보이기 시작한다. 원인은 간에 있을 때도 있고, 담관이나 타고난 체질에 있을 때도 있다. 며칠 지나 저절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 반면,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원인과 집에서 확인할 것, 병원에 가야 할 기준을 글로벌 의료 기관 자료로 정리했다.
질환부터 체질·약물까지... 황달의 다양한 원인
황달의 원인은 주로 빌리루빈의 대사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하버드 헬스 자료에 따르면 간 기능 이상이나 담관 폐쇄, 혈액 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간세포 손상: 과도한 음주나 바이러스성·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간 기능이 떨어지면 빌리루빈이 담즙으로 배출되지 못해 혈액에 남는다.
▲담관 폐쇄: 간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담석이나 종양, 담낭 및 췌장 질환 등으로 담관이 막히면 황달이 발생한다.
▲빌리루빈 과다 생성: 용혈성 빈혈처럼 적혈구가 단기간에 파괴되어 간의 처리 용량을 초과할 때도 나타난다.
질환이 아닌 체질이나 약물이 원인일 수도 있다. 빌리루빈을 간에서 처리(포합)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한 '길버트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 유전 질환은 금식, 탈수, 피로, 스트레스 등이 겹칠 때 일시적으로 황달이 짙어진다. 간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특별한 치료는 필요 없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 과다 복용이나 결핵약(리팜핀), 경구피임약, 스테로이드 등도 빌리루빈 수치를 높일 수 있다. 단, 흰자가 노랗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끊어선 안 되며 반드시 주치의와 복용량 조정을 상의해야 한다.
병원 방문 전, 가정에서 확인하는 3가지 감별법
원인을 짐작하기 전 가정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기준이 있다.
첫째, 조명이다. 따뜻한 색 조명 아래서는 흰자가 더 노랗게 보일 수 있으므로 낮에 창가에서 자연광으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둘째, 피부색이다. 손발바닥이나 콧등만 노랗고 눈 흰자가 하얗다면 당근, 호박, 고구마 등 베타카로틴 과다 섭취로 인한 '카로틴혈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무해하며 시간이 지나면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셋째, 대소변 색상이다. 내과 전문의 하워드 르윈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 편집장)은 "눈 흰자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이 갈색을 띤다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상승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대변이 회백색으로 옅어지는 것 역시 빌리루빈 배출 장애의 신호다.
다만, 육안 확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1997년 학술지 '군진의학(military medicine)'에 따르면,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2.5mg/dl인 환자의 황달을 눈으로 알아챈 의료인 관찰자는 58%에 불과했다.
뚜렷한 색 변화 시 진료 필수... 열·복통 동반 시 응급
눈 흰자의 노란빛이 뚜렷하다면 스스로 원인을 짐작하기보다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데이비드 골드버그 마이애미대 간 전문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매체 '뉴스인헬스'를 통해 "황달의 종류를 정확히 가려내려면 의료진의 간 기능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황달과 함께 특정 증상이 동반된다면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발열과 오한 ▲지속적이거나 극심한 복통 ▲반복적인 구역질과 구토 ▲복부 팽만감 및 압통 ▲어지럼증 ▲의식 흐림 및 반응 저하 등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