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수명까지 갉아먹는다".. 사회적 고립, 건강 수명 최대 3년 단축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모두 겪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주요 질환 없이 살아가는 기간이 최대 3년 짧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대학교와 중국 푸단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이 영국 성인 27만 7,489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 중 연구 시작 당시 주요 7개 질환이 없는 사람들을 분석했다. 해당 질환은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만성 호흡기질환, 신경퇴행성질환, 암, 우울증, 불안장애다. 외로움은 자주 외롭다고 느끼는지와 가까운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빈도로, 사회적 고립은 혼자 사는지와 가족·친구를 만나는 빈도, 정기적인 사회활동 참여 여부로 평가했다.
참여자는 외로움과 고립이 모두 없는 집단, 외로움만 있는 집단, 고립만 있는 집단, 둘 다 있는 집단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질환 발생과 사망 자료를 바탕으로 각 집단이 50세 이후 주요 7개 질환 중 어느 것도 생기지 않고 살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을 계산했다.
분석 결과, 외로움과 고립이 모두 없는 집단보다 외로움만 있는 집단은 이 기간이 여성에서 2.2년, 남성에서 1.3년 짧았다. 고립만 있는 집단은 여성 1.4년, 남성 0.9년 짧았다. 둘 다 있는 집단은 여성 3년, 남성 2.2년 짧아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어 외로움과 고립이 모두 있는 집단과 둘 다 없는 집단을 비교하면서, 신체질환과 정신질환을 따로 살펴봤다. 당뇨병·암 등 신체질환 5개 중 어느 것도 생기지 않고 사는 기대기간은 둘 다 있는 집단에서 여성이 2.4년, 남성이 1.7년 짧았다. 우울증·불안장애가 생기지 않고 사는 기대기간은 여성이 3.7년, 남성이 5.8년 짧았다. 두 집단 간 차이는 신체질환보다 우울증·불안장애 없이 사는 기간에서 더 컸다.
연구팀은 흡연, 체질량지수, 신체활동, 식사, 수면시간 등 5개 항목으로 생활습관도 평가했다. 생활습관이 건강한 사람은 외로움이나 고립 여부와 관계없이 주요 질환 없이 사는 기대기간이 더 길었다. 특히 생활습관이 건강한 집단일수록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가 줄었다. 반면 외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는 생활습관이 건강한 집단에서도 통계적으로 뚜렷하게 줄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여자들의 상태와 이후 건강 결과를 관찰한 연구로, 외로움이나 고립이 질환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시된 기간 차이도 실제 수명을 끝까지 관찰한 결과가 아니라 질환 발생과 사망 자료를 이용한 추정치다.
질환 발생 추적 기간의 중앙값은 13.4년이었으며, 외로움과 고립을 연구 시작 시점에만 평가해 이후 변화는 반영하지 못했다. 생활습관은 참여자들의 자기보고 자료를 활용했고,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가 전체 인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미국 툴레인대학교 공중보건·열대의학대학 역학과 소속 루 치 연구자는 "생활습관이 건강한 사람들에서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질환 없이 사는 기간의 차이가 줄었다"라며 "반면 외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는 뚜렷하게 줄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에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접근을 검토할 수 있지만, 이번 결과를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s of loneliness, social isolation and healthy lifestyle with life expectancy free of major physical disease and mental disorder: 외로움·사회적 고립·건강한 생활습관과 주요 신체질환 및 정신질환 없는 기대수명의 연관성)는 2026년 8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