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장 흔한 치매 위험 요인은?...고혈압·흡연보다 '낮은 교육 수준'
한국의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치매 위험 요인은 '낮은 교육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브라운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한국을 포함한 14개 국가와 지역의 50세 이상 성인 21만 4,251명을 대상으로 치매 위험 요인의 분포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각 국가 및 지역별로 상이한 치매 위험 요인 유병률을 파악하여 각 지역 환경에 맞는 예방 전략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
연구진은 각국의 국가 대표성을 지닌 노화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낮은 교육 수준, 청력 손실, 높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흡연, 고혈압, 비만, 과도한 음주, 사회적 고립, 시력 상실 등 12가지 치매 위험 요인을 조사했다.
한국 자료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의 최신 대표 표본을 활용했으며 고등학교 수준의 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경우를 낮은 교육 수준으로 정의했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체질량지수 27.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하는 등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치매 위험 요인의 분포는 국가와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자의 47.7%가 낮은 교육 수준에 해당하여 국내에서 가장 흔한 치매 위험 요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단, '가장 흔한 위험 요인'이 곧 질환을 유발하는 치명도가 '가장 높은(위험한) 요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한국 중장년층에서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 중, 저학력에 해당하는 인구의 비율(유병률)이 상대적으로 가장 커 예방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 많다는 점을 뜻한다.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고혈압과 흡연이 꼽혔는데, 전체 응답자 중 의사에게 고혈압 진단을 받은 비율이 36.6%였고 현재 또는 과거 흡연 경험이 있는 비율이 33.4%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한국의 비만 유병률은 6.2%에 그쳐 분석 대상 14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진은 미국 등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에서 비만이 주요 위험 요인 상위권에 포함된 반면 한국은 비만 비율이 현저히 낮아 주목할 만한 예외 사례라고 설명했다.
위험 요인들이 개별적으로 나타나기보다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도 관찰됐다. 청력 손실과 시력 상실 및 낮은 교육 수준은 여러 국가에서 하나의 위험 요인 군집으로 자주 묶여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나아가 모든 조사 대상 지역에서 두 가지 이상의 치매 위험 요인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경제사회연구센터 엠마 니콜스 박사는 국가별 상황에 맞춘 예방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치매 위험 요인의 유병률과 양상 차이는 특정 환경에 맞춰 예방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이어 "위험 요인이 동시 발생하고 군집을 이루는 일관된 패턴이 발견되었다"라며 "이는 다양한 환경에서 치매 위험을 줄이기 위한 다중 영역 개입 및 정책 접근법을 설계하는 데 지침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differences in prevalence and patterns of dementia risk factors across 14 countries and regions: a harmonised cross-national analysis|14개 국가 및 지역의 치매 위험요인 유병률과 양상의 차이: 표준화 자료를 활용한 국가 간 분석)는 2026년 7월 국제 학술지 '랜싯 건강한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