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기립성 어지럼증, 여름에 더 심한 이유는?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땀 배출이 늘고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과 혈액순환에도 변화가 생긴다. 이 때문에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는 '기립성 어지럼증'이 평소보다 쉽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신경과 전문의 박지현 원장(박지현균형과뇌신경과의원)은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특정 상황에서 발생한다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과 함께 여름철에 더욱 심해지는 기립성 어지럼증의 원인과 현명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왜 발생하나요?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면서 발생합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우리 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심장박동, 호흡, 소화, 혈압 등을 알아서 24시간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내부 자동 제어 시스템'자율신경계가 즉각적으로 반응해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그런데 이 조절 기능이 저하되거나 외부요인으로 인해 혈압 보상이 지연되면 혈압이 떨어져 뇌 혈류량이 감소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됩니다. 의학적으로는 기립 시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기립성 저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단순 어지럼증과 기립성 어지럼증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나요?
감별의 핵심은 '언제 발생하는가'입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이름 그대로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반복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주로 일어나는 순간 어지럼증을 느끼고 힘이 빠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 들며, 수 초에서 수 분 내에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심하면 정신을 잃고 실신할 수도 있습니다.
이석증은 누워서 자세를 바꿀 때 빙빙 도는 느낌이 수 초간 지속되며, 기립성 어지럼증과 달리 누운 상태에서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전정신경염,메니에르 혹은 뇌졸중으로 인한 갑작스런 어지럼증은 자세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름철에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여름철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첫째는 체온 조절을 위한 말초혈관 확장입니다. 혈액이 피부 쪽으로 몰리면서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둘째는 탈수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혈액량이 감소하고 뇌 혈류량을 적절히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셋째는 실내외의 큰 온도 차 때문입니다. 이는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주어 혈압 조절 기능을 흔들기 때문에 증상이 더 쉽게 유발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상황이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 있을까요?
여름철 더운 날씨에서 활동을 하거나 목욕탕이나 사우나에서 일어날 때, 혹은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갑자기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발생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어지럼증과 함께 쓰러지거나 의식 소실을 경험했다면 즉각적인 정밀 검사가 요구됩니다. 특히 당뇨나 심장질환이 있는 환자, 고령자, 전립선치료제 복용자,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고위험군입니다.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게 되나요?
기본적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어지럼증의 원인이 기립성 어지럼증의 가능성이 있다면 누웠을 때와 일어섰을 때의 혈압 변화를 시간별로 측정하여 평가합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율신경 기능 검사를 통해 자율신경계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시 심장 및 뇌 관련 검사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일상생활 중 어지럼증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은 무엇인가요?
기립성 어지럼증을 느끼는 환자들은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면 당황해 그 자리에 서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미한 경우는 수 초후에 회복이 되기도 하지만 심하면 점점 뇌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눈앞이 깜깜해지고 더 심해지면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즉시 그 자리에 바로 눕거나 주저앉아 머리를 낮추고, 가능하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 뇌로 가는 혈류를 확보해야 합니다. 어지러운 상태에서 무리하게 서 있거나 이동하려 하면 넘어져서 크게 다치는(낙상) 위험이 커지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기립성 어지럼증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약물 치료 이전에 생활 습관 개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수분은 하루 종이컵 8~10잔(약 1.5~2l) 이상 충분히 섭취하고, 한 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규칙적으로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기저 질환 등 금기 사항이 없다면 하루 0.5~2.5g의 염분을 추가로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하체에 혈액이 정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거나, 갑작스럽게 일어나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는 행동 요령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특히 아침 기상 직후 물을 마시는 습관이 혈압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여름철 어지럼증을 겪는 환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지럼증은 흔한 증상이지만, 반복되거나 유독 특정 상황에서 자주 발생한다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여름철에 악화하는 어지럼증은 단순 빈혈보다 기립성 저혈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방치하다 한 번이라도 쓰러지거나 의식을 잃게 되면 낙상이나 골절 등 치명적인 2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과 상담을 받고, 적극적으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실신을 예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