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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대사 건강 좌우하는 '진짜 위험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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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결심할 때 대부분은 체중계 숫자만 바라본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진짜 주목하는 건 따로 있다. 바로 혈당, 중성지방, 복부 둘레다. 이 수치들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살이 찌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시작된다. 복부에 내장지방이 쌓여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지방은 잘 쌓이고 잘 빠지지 않는 몸이 된다. 동시에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떨어지면서 혈관 건강까지 무너진다.

비만과 고지혈증, 고혈당은 따로 떼어 볼 수 없는 하나의 묶음이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정준 원장(둔촌웰니스의원)과 함께 체중 너머의 대사 건강, 올바른 식사 순서와 운동법, 현실적인 감량 목표, 약물 치료 기준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비만 치료를 할 때 혈당 관리와 인슐린 저항성을 중요하게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가요?
예전에는 다이어트를 단순히 덜 먹고 더 움직이는 칼로리 게임으로만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바탕에 깔린 인슐린 저항성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 안으로 넣어주는 동시에 지방 분해를 막고 새로운 지방을 저장시키는 호르몬입니다. 정제 탄수화물이나 당분 위주의 식사로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 인슐린 분비가 반복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같은 혈당을 처리하는 데도 더 많은 인슐린이 필요하게 됩니다. 혈중 인슐린이 만성적으로 높으면 지방 분해는 억제되고 저장은 촉진되어, 살이 잘 찌고 빠지기 어려운 몸이 됩니다. 체중과 혈당은 사실상 한 몸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고지혈증과도 연관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연결되는 건가요?
혈당이 급등하면 췌장이 인슐린을 한꺼번에 많이 분비하고, 이어서 혈당이 과도하게 떨어지면서 금세 허기와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생깁니다. 그 때문에 또 과식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만성적으로 높아진 인슐린이 간에서 중성지방을 담은 콜레스테롤 생산을 늘립니다. 그 결과 중성지방은 올라가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떨어지고,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올라갑니다. 고지혈증, 복부 비만, 고혈당은 서로 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묶음인 이유입니다.

비만한 분들이 특히 신경 써야 할 콜레스테롤 수치가 있나요?
예전에는 ldl만 주로 봤는데, 지금은 중성지방, hdl, ldl을 비롯한 모든 동맥경화 유발 인자들을 합친 non-hdl 콜레스테롤, 그리고 아포지단백 b라는 물질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비만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패턴은 좋은 콜레스트레롤인 hdl은 떨어지고,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 ldl이 올라가는 것입니다. ldl이 그렇게 높지 않으니 약을 안 먹어도 되지 않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ldl만 볼 게 아니라 hdl을 제외한 나머지 수치들을 모두 묶어 심혈관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복부 비만이 특히 위험하다고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복부 비만은 대사증후군의 진단 기준 중 하나로 들어갈 정도로, 체중보다 오히려 더 중요하게 봅니다. 같은 체중, bmi라도 지방이 복부 안쪽에 쌓인 내장지방은 대사적으로 훨씬 해롭습니다. 내장지방은 인슐린 저항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복부 비만 자체만으로도 고지혈증과 고혈당의 강한 예측 인자가 됩니다. 임상에서 복부 비만을 진단하는 허리둘레 기준은 남성 90cm, 여성 85cm입니다. 복부 비만에 더해 고혈당, 고혈압, 중성지방 상승, hdl 저하 중 3가지 이상이 동시에 있으면 대사증후군이라고 진단하며, 향후 당뇨나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이 기준은 느슨해지지 않습니다.

고지혈증이 있으면 기름진 음식만 피하면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성지방을 올리는 가장 큰 원인은 기름이 아니라 초가공 식품, 정제 탄수화물, 당분 그리고 술입니다. 흰쌀, 밀가루, 설탕이 든 음료, 디저트 같은 것들이 간에서 중성지방 합성을 직접적으로 높입니다. 저탄수화물 식사가 고탄수화물 식사보다 중성지방을 확실히 낮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인 자리에 삼겹살 비계, 버터, 소시지 같은 포화지방을 채우면 ldl 개선이 방해받습니다. 좋은 단백질, 가공되지 않은 탄수화물, 불포화지방인 올리브유·견과류·등 푸른 생선,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로 채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너무 복잡하게 느껴지신다면 일단 콜라부터 끊으세요.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먹으면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근거가 있는 방법입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약 10분 뒤에 탄수화물을 먹는 거꾸로 식사법인데, 채소와 단백질은 순서 상관없이 함께 드셔도 됩니다. 중요한 건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그리고 10분의 간격을 두는 것입니다. 실제 연구에서 탄수화물을 가장 마지막에 먹었을 때 식후 혈당이 오르는 총 부하량과 혈당 최고치가 50% 넘게 감소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포만감 호르몬인 glp-1도 증가해 과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줄면 인슐린 분비도 줄고, 결과적으로 지방 축적도 덜 됩니다. 순서를 지키되 천천히 먹는 것도 함께 실천하시는 게 좋습니다.

현실적인 감량 목표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을까요?
가이드라인과 연구에서 일관되게 제시하는 1차 목표는 현재 체중의 5~10% 감량입니다. 1kg이 줄어들 때마다 ldl은 약 0.77, 중성지방은 약 1.33 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5% 이상 감량되면 중성지방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10~15% 감량되면 심혈관 위험도가 크게 낮아집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포기하기 쉽습니다. 저는 3개월 동안 5%만 먼저 줄여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크게 빼고 요요가 오는 것보다, 조금 빼고 오래 유지하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요요가 반복되면 대사 건강에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비만과 연관된 이상지질혈증은 체중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살이 빠지면 중성지방,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가 명확하게 개선되지만, 다시 찌면 모두 돌아옵니다. 더 큰 문제는 살이 빠질 때 근육도 함께 빠진다는 점입니다. 지방만 빠지는 일은 없습니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이 줄고, 그 상태에서 다시 살이 찌기 시작하면 지방만 올라옵니다. 요요를 반복한 분들의 인바디를 보면 근육은 줄고 지방만 늘어있는 패턴이 명확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다이어트할 때 운동을 반드시 함께 하셔야 합니다.

운동이 고지혈증 수치에도 도움이 되나요? 어떤 운동을 해야 하나요?
운동의 목적을 체중을 빼는 것으로만 보시면 안 됩니다. 30분을 열심히 뛰어야 치킨 한 조각 정도의 열량이 소모되는데, 그걸로 체중을 빼려고 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운동의 진짜 가치는 대사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신체 활동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 중성지방 증가, hdl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관됩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체중이 눈에 띄게 줄지 않더라도, 몸속에서 중성지방을 낮추고, hdl을 올리고,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근력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근육량이 늘면 식후 혈당 처리 능력이 좋아지고 기초대사량이 올라가 요요를 방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운동 150분, 근력 운동은 주 2회를 권장합니다.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조깅이나 줄넘기처럼 약간 숨이 차는 강도가 효과적입니다.

고지혈증 수치가 높으면 약부터 먹어야 하나요, 생활 습관부터 바꿔야 하나요?
생활 습관 개선이 무조건 기본입니다. 약물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와 ldl 수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며, 한 번 검사 수치가 높다고 바로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가 있는 고위험군이라면 생활 습관 교정과 함께 스타틴 계열 약 복용을 바로 시작합니다. 위험 인자가 적은 경우에는 3~6개월간 식사 요법과 운동을 먼저 해보고 재평가합니다. 다만 중성지방이 500 이상으로 매우 높은 경우에는 췌장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바로 약을 쓰는데, 이 경우에는 수치가 내려오면 약을 끊기도 합니다.

요즘 glp-1 계열 비만 치료 주사제가 많이 쓰이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효과가 좋은 약입니다. 하지만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약을 끊었을 때 체중과 식욕이 돌아오기 쉽습니다. 약값도 비싸고, 언제 끊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아직 부족합니다. 약은 어디까지나 생활 습관 개선을 돕는 보조 수단입니다. 주사제를 맞을 의지가 있다면 생활도 바꿀 수 있습니다. 거창한 결심보다 오늘 마시는 음료 하나를 물이나 무가당 차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단 음료 하나만 끊어도 혈당 스파이크, 중성지방, 체중에 꽤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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