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자리만 앞두면 화장실 찾는다"... 내게 맞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완화 식습관은?
외출할 때나 중요한 회의,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 복통과 참을 수 없는 변의로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중에는 ct나 내시경 검사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 경우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외출을 꺼리고 식사를 거르게 만드는 등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치료법이나 증상 완화를 위한 생활 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저포드맵'식단이 효과가 높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외과 전문의 최영선 과장(한솔병원)은 "실제 연구에서도 저포드맵 식단은 일반 식단보다 복통이나 복부 팽만 같은 증상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모든 포드맵 음식을 오래 제한하면 장내 미생물이나 영양의 불균형이 올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하며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무작정 시도하기보다는 의료진과 상의하여 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시도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증상 개선을 위한 생활 습관 관리법, 최 과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밖에 나가면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찾게 되는 증상, 얼마나 흔한 질환인가요?
말씀하신 증상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즉 ibs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장거리 이동이나 외출, 중요한 회의처럼 긴장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배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ibs는 아닙니다. ibs는 반복적인 복통과 함께 설사나 변비 같은 배변 관련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며, ct나 내시경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흔한 질환으로, 국내 최신 진료 지침에 따르면 성인 10명 중 1명이 ibs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젊은 성인이나 직장인에게 흔하고 여성에게서 조금 더 자주 나타납니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외출을 꺼리거나 식사를 거르게 되는 등 일상에 큰 지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예민한 탓으로 여기기보다 적극적으로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찾는 것이 좋을까요?
복통은 매우 흔한 증상이라 복통만으로 ibs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복되는 복통과 함께 변비나 설사 같은 배변 증상이 며칠이 아니라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ibs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다른 질환을 확인해야 하는 경고 증상들이 있습니다. 혈변이 보이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밤에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 같은 질환을 먼저 감별해야 합니다. 또 40~50대에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경우에도 단순 ibs로 넘기지 말고 정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알려진 발병 원인이 있을까요?
ibs는 하나의 원인으로 명확히 설명되지 않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는 장 운동 이상입니다. 장 운동이 너무 빠르면 설사가, 너무 느리면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는 내장 과민성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장을 지나가는 음식이나 가스를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ibs 환자는 같은 자극도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느낍니다. 그래서 검사상 이상이 없어도 큰 통증을 경험하게 됩니다. 셋째는 장-뇌 축의 이상입니다. 장과 뇌는 신경과 호르몬으로 계속 소통하는데, 스트레스나 불안이 심해지면 장 운동과 통증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험이나 면접을 앞두고 갑자기 배가 아팠던 경험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이 밖에 장내 미생물의 변화, 그리고 급성 장염이나 식중독을 앓은 뒤 염증이 회복되지 못해 생기는 ibs도 있습니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도 약물뿐 아니라 식습관, 생활 습관, 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이뤄져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ibs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할 음식이 있을까요?
우선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ibs 환자에게 절대적으로 나쁜 음식은 없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안 맞는 음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만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음식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튀김, 피자, 삼겹살처럼 지방 함량이 높은 기름진 음식으로, 장 운동을 자극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고포드맵 음식입니다. 포드맵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발효되기 쉬운 탄수화물로, 양파, 마늘, 밀가루, 콩류, 우유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외에 맵고 자극적인 음식, 술, 카페인 음료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음식을 무조건 모두 제한하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식사 일기를 권합니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증상이 심해지는지 기록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음식을 훨씬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ibs 식이 조절의 핵심은 남들이 나쁘다고 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지 않는 음식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최근 주목받는 저포드맵 식단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저포드맵 식단은 최근 ibs 치료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포드맵은 장에서 흡수가 잘 안 되는 탄수화물인데, 장까지 내려가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가스를 만들고 물을 끌어들여 설사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저포드맵 식단은 이런 음식을 제한하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평생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보통 2~6주 정도 제한기를 거쳐 증상이 완화되면, 다시 음식을 한 가지씩 시도하며 어떤 음식이 나에게 문제가 되는지 찾아갑니다. 이후에는 문제가 되는 음식만 선택적으로 제한합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저포드맵 식단은 일반 식단보다 복통이나 복부 팽만 같은 증상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모든 포드맵 음식을 오래 제한하면 장내 미생물이나 영양의 불균형이 올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하며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균은 도움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부 환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ibs 환자는 정상인과 비교해 장내 미생물 구성에 변화가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변화가 장 기능에 영향을 주어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 효과에 대한 연구도 활발합니다. 다만 일부 균주에서만 효과가 나타나고, 환자의 증상 유형에 따라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산균은 보조적인 치료입니다. 식이 조절과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치료가 함께 병행되어야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ibs 환자에게 좋은 운동이 있다면요?
규칙적인 운동은 증상 조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장 운동을 적절히 조절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 장-뇌 축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도 좋습니다. 추천하는 것은 빠르게 걷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으로, 주 3~5회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가나 스트레칭, 명상처럼 긴장을 풀어주는 운동도 스트레스 관리와 증상 개선에 긍정적입니다.
반면 지나치게 강도 높은 운동은 장을 과도하게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자기 체력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약처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증상 조절에 가장 중요한 생활 습관입니다.
설사가 주 증상이면 지사제만 먹으면 될까요? ibs 치료 약은 어떤 것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설사에는 지사제를 떠올리시지만, ibs는 단순히 설사만 있는 질환이 아닙니다. 복통과 배변 이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도 설사를 멈추는 데 그치지 않고 배변 습관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갑니다. ibs는 증상 유형에 따라 치료가 달라집니다.
변비형은 장 운동을 촉진하는 약을, 설사형은 장 운동을 조절하는 약이나 필요시 지사제를 사용하고, 복통이 심하면 진경제를 쓰기도 합니다. 특히 설사형에서는 라모세트론 같은 선택적 5ht3 수용체 길항제가 사용되는데, 장의 과도한 운동과 내장 과민성을 조절해 설사 횟수뿐 아니라 복통과 배변 이상까지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모든 환자가 같은 약을 쓰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밖에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 관리법이 있을까요?
생활 습관 관리는 치료만큼 중요합니다. 우선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장에 부담을 주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적정한 양을 일정한 시간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면도 중요합니다.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늘리고 장 운동에도 영향을 줍니다. 카페인, 과도한 음주, 흡연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증상 일기와 식사 일기를 함께 쓰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어떤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 파악해 자신만의 악화 요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ibs는 하루아침에 완치되기보다 꾸준히 관리하는 만성 질환이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ibs로 고통받는 환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과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는 불편한 질환입니다.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고 해서 예민한 탓으로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ibs는 여러 연구를 통해 원인과 치료법이 계속 밝혀지고 있는 분명한 의학적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식이 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은 물론 증상 유형에 맞는 다양한 치료법도 개발되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많은 환자가 증상 개선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혼자 참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기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ibs는 꾸준히 관리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